자존감이 낮은 우리 아이
우리 아이가 자존감이 낮지는 않은지 걱정되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나는 잘 못하는 것 같아’, ‘어차피 해도 잘 안 될 거야’ 이런 생각에 빠져 다양한 것들을 도전해보지 못하고 의욕 없는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아이들의 자존감을 어떻게 향상 시켜 줄 수 있을까요?
1.“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아. 네가 잘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단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한 아이가 집중력이 조금 떨어진 것 같아 따로 불러서 “이렇게 함께 생활해보면 어떨까?” 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부드럽게 말을 했음에도 평상시와는 다르게 눈물이 나는 것을 참는 것처럼, 감정적으로 조금 힘들어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도하는 것을 잠깐 멈추고 아이에게 물어봤습니다. “혹시 무슨 일 있니? 요즘 어떤 것이 좀 힘들었어?” 아이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요즘 들어 부모님께 지적을 많이 받게 된 것 같아요. 게임 하는 것도 그렇고 아침에 지각하는 것도 그렇고 공부하는 것도 부모님과의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해서 계속 혼나는 것 같아요. 그러면 안되는데 스스로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계속 잘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아이의 대답을 들으며 ‘이 아이가 그동안 마음 속에 쌓여 있던 것들이 많았구나, 여러 가지 행동들로 인해 부정적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있었구나.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구나.’ 등의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아이에게 이어서 말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아. 네가 잘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단다. 선생님이 본 너는 다른 친구들을 잘 도와주고 어떤 일을 할 때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잘 헤아려주는 모습을 많이 봤었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네 마음도 잘 챙겨주었으면 좋겠다. 네가 느끼는 감정도 모두 소중한 것들이야. 선생님은 네 마음이 편해졌으면 좋겠다.”
또한 이 아이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었던 근원적인 문제들이 조금씩 해결되어야 실질적으로 아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더불어 아이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도 조금은 바뀔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생활 패턴을 점검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같이 실천하도록 약속을 정했습니다.
“다른 것들을 하다 밤 늦게 자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구나. 네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늦은 시간까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네가 생각하기에 몇 시에는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 수 있겠니?” “그래, 그 정도면 실천할 수 있을 것 같구나. 선생님이랑 약속하고 우리 함께 실천해볼까?”
약속을 정한 이후에도 아이가 늦는 날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횟수는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고 하루는 방과 후에 마침 아이가 방과 후 프로그램 활동을 마치고 교실에서 혼자 일하고 있는 저에게 왔길래 말해주었습니다. “네가 정한 것에 대해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선생님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해. 실천하다 힘들 때도 있겠지만 앞으로도 우리 같이 노력해보자. 잘 할 수 있어.”
2. 어떤 영역이든 반복되는 작은 성공의 경험을 이끌어라.
아이들 중에 활동에 의욕이 없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 요인 중 하나는 겉으로는 그렇게 표현하지 않지만, 자신이 그 영역을 잘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글쓰기 시간이 되면 글쓰기를 정말 싫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부분을 지도해주고 싶다고 생각했었고 마침 국어 교과에서 글쓰기와 연관된 주제가 나왔길래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몇몇 아이들은 글쓰기에 크게 거부감이 없고 수월하게 작성해서 나오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하면 글의 내용이 조금 더 좋아지지 않을까?” “여기에는 어떤 내용이 더 들어가면 좋을까?” 등의 대화를 나누며 글을 완성했습니다. 동시에 “선생님이 봤을 때 너는 글을 참 성실하게 잘 쓰는 것 같아.” “글쓰기를 잘하는 건 너의 큰 장점인 것 같아.” 등의 격려를 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쓰기에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곁에서 도와주고 함께 아이디어를 제시해 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다시 말해주었습니다. “너는 다른 친구들을 함께 도와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구나.”
글쓰기에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처음에는 한두 문장만 적어서 저에게 가져왔습니다. 아이들에게 구체적으로 지도해주었습니다. 주제와 어울리게 “처음 부분에는 자신을 소개하는 말을 써볼래? 다음에는 이 마을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아. 마지막 부분에는 실천하는 다짐을 생각해서 적어볼래?”와 같이 어떤 내용이 들어가면 좋을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주었더니 각각의 부분에 어울리는 나름의 생각을 표현해서 다시 가지고 왔습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다섯 번, 여섯 번, 계속해서 교정을 거친 후 마침내 처음에 비해 훨씬 훌륭한 글이 완성되었고 그 때 진심을 담아 아이에게 말해주었습니다.
“너 글쓰기도 참 잘하는구나. 어때? 너도 글을 잘 쓸 수 있지? 선생님은 네가 힘들었을텐데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글을 완성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워. 오늘 정말 고생했다.” 아이와 손바닥을 마주치며 아이도 ‘내가 마음먹으면 무엇인가 할 수 있구나. 해낼 수 있구나.’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아이의 자존감을 향상 시켜 주는 방법은 많은 분들이 고민하시는 내용일 것입니다. 아이들이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는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